top of page

모습을 그리게 해줘.

빈자리.png


 

 

 

 

 

 

 

 

 

 

 

 

 

 

 

 

 

 

 

 

 

 

 

  곱슬거리는 마른 장미빛의 머리카락안광이 들지 않는 검은색 눈동자, 부드럽게 누그러지는 작위적이지 않은 미소. 한쪽 어깨에 매고 다니는 화구통이나, 이따금 얼굴에 물감을 묻히고도 모르는 허술한 모습으로 거리를 배회하고 다니는 행색만 본다면 평범하게 밥 한 끼 먹고살기 힘든 예술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입고 있는 옷의 재질도 좋고, 심히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윤기가 없음에도 결이 잘 관리되어 있다. 붓이나 연필을 잡는 탓에 잡힌 굳은살 따위를 제하면 살갗 또한 건조한 계절을 지나도 상한 곳 없이 촉촉하고 부드럽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누구나 그가 세 끼를 굶기는커녕,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자란 티. 그러니 처음 본 사람들은 도련님이 여흥 거리로 습작이라도 하며 용돈을 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 성장 배경 탓인지, 또는 살림이 좋아 부릴 수 있는 사치인지 최소한의 격과 품위가 있어 보이게끔 가벼운 셔츠 하나를 껴입어도 목에는 장식으로 크라바트를 맸고, 날이 쌀쌀하면 목에 화려한 빛깔의 스카프까지 두른 모습이었다.

 

 

 

 

 

 

 

 

 

 

 

 

 

 

 

 

 

 

 

성격

 

[1 탐미주의 ] [2 사근대는 ] [3 갈망 ]

아름다운 건 존재 자체로 칭송받을 만하다. 그리고 예술가의 삶은 열정이나 재능이 아니라 이 매료로 시작되는 것이리라. 그는 일종의 표현 수단으로 그림을 선택했고, 여전히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이 아름다움의 기준은 모호했다. 때마다 탐미의 대상은 항상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자연이나 빛, 어느 날은 인물. 어느 날은 내다 버린 쓰레기라던지. 현실부터 추상까지 그저 탐욕적으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집착적으로 빚어내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만을 남긴다. 왕국의 풍요로움 만큼 풍족한 삶이었다.

 

성별과 신분, 나이 등 인물을 기준할 수 있는 모든 가치가 탐미와 상관없다고 가정하면, 태도가 무심한가? 질문을 가정해보자. 보통은 그렇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두에게 다정해 ‘보이고’, 친절해 ‘보였다’. 흙투성이의 손도 먼저 더러워질 생각보다 거침없이 잡고, 울고 있는 아이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준다. 성장 배경을 알거나, 먼저 탐미주의인 성격을 알고 있었다면 변덕이거나, 목적이 있는 행동이라 짐작할 수도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아니지만, 박애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과는 다르게 무엇하나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평등했다. 연을 맺고 유지할 수 있는 다정은 타고났고, 친절은 당연함으로 배웠기 때문에 정해진 캔버스 외의 감상은 느낄 수 없는 사람. 그런 성격이다.

 

성인으로 치는 나이가 제법 어린 왕국이라 가정을 꾸렸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인데도 미학을 좇으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얕은 사고방식과 배 곪지 않는 안온한 삶은 그를 발전 없는 현재에 안주할 수 있게 한다. 의무를 뒤로 해도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 있는 삶은 행복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무엇보다 인간이란 족속은 으레 그렇듯이 어떤 방식으로든 결핍을 느끼며 항상 무언가를 갈망하게 된다. 그게 바로 가지지 못한, 혹은 잃어버린 일종의 상실이라면 어떨까.

상실

 

목표의 상실

 

준비된 대로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편안한 삶. 하고 싶은 것도 있고, 그걸 뒷받침해줄 만한 배경도 있으니 찬란한 끝을 위해 나름대로 과정의 모습. 즉, 삶의 형태 같은 걸 정했었다. 이것만은 내가 반드시 해내야지, 이런 만족을 위해서.

 

새삼스럽게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무언가를 해내기는커녕, 제멋대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걷던 걸 멈추고 되돌아보니 이미 목표 같은 건 잊어버리고 길을 잃은 것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시작은 끝이 있기에 빛이 나고, 끝이 있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법이다. 시작의 단추를 잘못 꿰었으니 끝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목표 같은 건 다시 정하면 된다고? 그건 처음 정했던 걸 기억해내야 하는 부담이 없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지.

기타사항

 

  1. 페레우스

    1. 페레우스(ferreus)는 수도 플로스와 루브로를 잇는 중간 길목에 위치하는 영지의 명칭이자 그 영지를 다스리고 있는 영주의 성씨이다. 덕분에 왕국을 통해 지방으로 내려가거나, 지방에서 수도로 상경하는 자들의 쉼터로 유명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2. 쇠와 철제라는 어원이 있는 만큼 인근 숲과 산맥에서 자원을 얻고 탄광에서 캐낸 원석을 통해 부를 쌓았다. 영지민들은 지역 특성상 영지를 빌려 농사를 짓는 것보다는 노동력이나 숙박업을 통해 입에 풀칠을 한다.
      자원은 얀티스 왕국의 곳곳으로 향한다. 여관이 위치하고 있는 상점 거리는 굉장히 활기차고 사람들 역시 친절하지만, 탄광 노동에 대동되는 석탄 투성이의 영지민들은 두드러지게 정적이고 무뚝뚝한 느낌이 강하다.
       

    1. ​솔(sol)이라는 이름은 그 쇠를 녹일 수 있는 열 중, 가장 뜨거운 태양의 뜻을 담아 페레우스 내 차기 영주가 될 후계자에게 지어주는 이름이다. 차후 가주가 되어 후계자를 낳아 이름을 되물려주는 일종의 의식은 나름 가문의 유서 깊은 자랑이었다.

    2. 솔의 이름을 물려받은 자는 당대에 한 명만이 아니다. 하나는 6년 전 낙마 사고로 사망한 직계. 그리고 현재 이름을 가지고 있는 본인은 염문이 났던 시녀와 페레우스 가주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출신이다.
      구시대적 고집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 일단 피는 타고났다며 비밀스럽게 자라면서도 똑같이 배움의 기회를 받은 건 좋은 일이었다지만 후계자가 사라진 지금은 그 배움이 마치 이 날을 위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대체품이 되었다.

    3. 페레우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16살 생일에 성대한 성인식과 함께 공식적으로 후계를 인정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외부인의 참여도 허락된 축제의 형태였으니, 속사정을 모른다면 퍽 관대한 영주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4. 영지민들은 영주가 친자식과 다르지 않게 키웠다는 부분을 크게 의식해서인지, 혐오보다는 오히려 동정과 격려의 시선을 보낸다. 그래서 평판 자체는 나쁘지 않다.
       

  2. 계시

    1. 마녀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름답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취급했다. 지금의 세상은 서로가 감수해야만 하는 불편한 일들은 차치하고, 왕성에서 직접 나서야 할 정도의 큰 문제가 없으니 현실적인 분위기에 가까운 페레우스에서 마법의 존재도 불신의 성질이 유독 강했다.
      마녀는 아이들을 겁주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존재고, 마법은 사특한 행위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 만든 장치일 뿐이라고. 물론 이건 계시를 받기 전,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2. 위에 서술된 낙마 사고는 누가 말에 수를 쓰거나 꾐이 있었던 게 아닌 명백한 개인의 실수로 벌어진 불의의 사고였던 데다가, 이 영지는 산과 가까워도 지역 개발이 있거나 피치 못해 위험한 곳으로 향해야 한다면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보호 장비를 구비할 정도로 사망자가 나오는 사고가 없도록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 사고의 빈도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늘어가다가, 근래 이상함을 감지할 정도의 수가 되었을 때는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큰 사건이 몇 번 연달아 발생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벌목해놓은 나무들이 눈 깜짝한 사이에 사라졌다거나, 산속 짐승의 수가 줄었다거나 하는 괴담이 덩달아 함께 돌았다.
      이 소문을 들은 페레우스 영주는 ‘부주의한 사람이 많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원을 빼돌리려고 일꾼들이 수를 쓴다’ 등의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찜찜한 이야기었지만 말이다.
       

    1. 지금은 무명 화가 정도로도 통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실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집념의 결과였다. 창작에 의의를 두거나 작품에 대한 만족보다 그냥 ‘닥치는 대로 그린다’에 가까운 행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실력이 나아질 정도로 엄청 그렸다는 소리도 된다. 처음 수업을 받을 때 처음 몇 시간씩 연필을 쥐고 느꼈던 감각보다 특별한 감정은 아직 인생에서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2. 페레우스 영주는 예술을 반대한다. 종이와 물감을 붙잡고 있을 시간에 해결해야 할 토지세 장부를 보는 법을 익히고, 더 늦기 전에 옆 영주의 자식과 혼인해서 어떤 형태로든 후계를 이어 가문의 명예를 지켜주길 바랐다. 남은 작품에 이름이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지만 솔의 삶을 받아들였을 뿐, 그가 원하는 건 예술이다. 틈이 날 때마다 정해진 일정을 뒤로하고 거리로 나섰다. 거리에선 돈을 받지 않고 그림을 그려주거나, 대신 작품을 완성해주기도 하는 무명 화가로 활동한다.

    3. 계속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하겠지만,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라고 애매하게 대답한다, 누군가에겐 평생의 꿈일 수도 있고, 하나뿐인 생계일 수도 있으나 집착스럽게 정성을 쏟고 있어도 그에게는 탐미를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다.
      지금 포기할 생각은 없지만, 그림보다 더 쓸모 있는 수단이 생긴다면 가차없이 손에서 연필을 놓게 되리라는 걸 구태여 짚어 말할 필요는 없었다.

    4. 철의 땅을 지배하게 될 태양은 자처해서 기어다니며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허무에 답을 구하려 들었다. 그는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어떻게든 아름다운 것을 그려낸다.
       

  3. 기타

    1.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아 유구하게 몸 쓰는 것에 재능이 없다. 조금만 움직여도 어깨나 허리 따위를 두드려줘야 하고,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리는 나약한 체력. 그리고 근육량도 현저히 부족하다. 별개로 시력은 좋고, 손재주는 타고나서 조리, 세공, 수선 등 손수 수제로 하는 대부분을 잘한다.

    2. 영주급의 인물 정도로 사회적인 신분이나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면 초면인 사람에게도 대체로 반말을 사용한다. 어떻게 보면 사교성이나 처세도 좋아 보인다. 사근한 성격에 맞는 나른하고 부드러운 어투. 잘 웃지만 내내 웃고 있는 건 아니고, 대화할 때 시선을 마주 보며 사람을 대할 때 그런 표정이다.

    3. 싫어하는 게 별로 없다. 긍정적인 편은 아니고, 모든 건 나름의 매력이 있다며 분석하는 편이라(…). 그중에서 따뜻한 브런치. 장신구(특히 보석이 박힌.) 등 희귀한 가치를 가진 물건이나 가벼운 산책을 좋아한다. 극불호는 단련 등 체력 소모가 심한 노동들.

능력치

member_2 복사.png

sol ferreus

솔 페레우스

22세 · 남성 · 183cm · 평균

길거리 무명 화가 / 대체품 / 땅을 기는 해

힘       : ◆◇◇◇◇ (1/5)

집중력 : ◆◆◆◆◇ (4/5)

지구력 : ◆◇◇◇◇ (1/5)

직감    : ◆◆◆       (3/3)

세부페이지.png
세부페이지_bottom.png
top.png
전신.png
Ragnarok Online 2 OST Intro Theme
00:00 / 04:23
  • alt.text.label.Twitter

©2022 by ■■하는 아이들.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