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건 비.밀? ”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은빛 머리카락은 무대에 오르지 않을 때면 주로 길게 늘어뜨렸다. 눈을 가리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앞머리, 그 아래 올리브 열매라도 열린 듯이 올리브의 색을 닮은 눈동자가 자리 잡고 있다. 눈썹은 산을 이루지 않고 완만한 편이며, 눈꼬리는 위를 향하지도 아래를 향하지도 않는다. 그 평이한 눈매 덕분에 약간의 화장만으로 인상이 달라져 여러 배역을 따내는 데 도움을 받았다.
선명한 이목구비를 지닌 미인. 자신 역시 그를 알고 있기에 자신을 꾸미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자신의 얼굴을 가리지 않도록 머리띠를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가 하면, 귀걸이를 비롯한 악세사리들은 그날 입을 옷과 맞추어 고르느라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사실 직접 자신을 단장하는 것보다는 다른 이가 옆에서 함께 고르며 자신을 칭찬해주는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는 한쪽 옆머리만 얼굴선까지 오도록 잘라 가까운 이들의 의아함을 불러왔으나 태연하게 마주친 사람마다 잘 어울리냐고 묻고, 예쁘다는 말을 들으며 환하게 웃는 것을 보면 말이다.
성격
[1. 호인의 얼굴] [2. 솔직하지 못한] [3. 분위기를 읽는 가시]
타인과 눈이 마주친다면 그 얼굴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먼저 드리운다. 그리고 그 웃는 낯으로 먼저 인사말을 건넬 줄 아는 사람. 누군가에게 다가서기 어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 다가섬이 상대방에게 결례가 되지 않도록 적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는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태도는 대화를 주고 받을 때 가장 두드러진다. 경청하고 있다는 듯 상대방의 눈을 마주하고 적절한 반응을 곁들인다. 거기에 자신의 말이 타인을 찌르지 않도록, 가급적이면 듣는 이가 기분이 좋도록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고 고른다. 무턱대고 타인을 위한답시고 발 벗고 나서지는 않지만, 자신의 도움을 바라는 손길이 있다면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선 안에서 호의를 베풀 줄 아는 사람. 타인에 대한 예의를 차릴 줄 아는 사근사근한 아가씨. 상대방 여기까지가 대외적인 로넨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 조금만 더 다른 시점으로 바라보면 알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로넨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가벼운 이야기들은 곧잘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는 조금만 길어지면 비밀이라는 둥, 맞춰보라는 둥 좀처럼 확고한 대답을 내놓지를 않았다. 모든 것을 쉬이 알려주면 자신에 대한 흥미가 금방 떨어져버릴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솔직하지 못한 로넨의 모습만이 남아있다.
사실 로넨은 솔직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는 말하지 않고도 상대방이 자신을 바라는 바를 눈치채거나, 맞춰주길 바라는 모순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어디 그뿐일까. 오렌지가 좋겠다고 하였다가도 금방 사과가 좋다고 말을 바꾸는 등 변덕스러우며, 마음대로 하라고 해놓고 이것은 이래서 싫다 저것은 저래서 싫다…까탈스럽기까지 하니 그런 모습은 타인이 쉬이 좋아하는 모습이 아님을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래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도록 잘 가려두는 것이다. 로넨 나름의 배려이자,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좀처럼 가까이 지내는 이들이 없었기에 조금만 마음이 편해져도 그런 모습이 드러나고는 한다. 자신도 모르게 불평을 쏟아냈다가도 금방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는 것을 보아 만일 결단코 상대방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로넨이 편하게 여기고 있다는 증거. "…그러게 누가 나한테!아,알아요! 사과 할거라니까…아마도……."
상실
배우로 살며 쌓아온 명예
극단의 배우로 무대에 오른지도 언 10년. 그 시간 동안 많은 배역을 소화하며 쉼 없이 달려온 로넨은 그 노력과 실력을 인정 받고, 극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많은 애정을 받으며 살아오고 있었다. 행복에 겨워 살아오던 도중, 근래의 로넨은 가까이 지내던 신인 배우가 있었다. 그 배우와는 조만간 극에 오를 새로운 연극에도 함께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평소처럼 연기의 합을 맞추기 위해 연습실에 모였을 때였다. 신인 배우와 함께 연기에 관해 이야기를 하던 도중, 신인 배우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갑작스럽게 헝클어뜨렸다. 놀란 로넨이 말리려 그 손을 잡는 순간 비명을 질렀고,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자신이 배역까지 양보했는데 이렇게 괴롭히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호소했다. 그랬다. 다른 연기자들, 그리고 연출자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신인 배우가 연기를 시작한 것이었다. 놀란 사람들은 달려왔고 상황에 대해 물었으나 로넨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놀란 마음을 안은 채 자리를 떴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인기 극단 배우의 만행으로 신인 배우들이 자리를 잃었다는 둥, 실제로 다른 배우가 맞는 것을 봤다는 둥, 우리가 모두 속은 것이라는 둥……. 로넨은 준비 중이던 극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휴식을 권장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쫓겨난 것이다. 그때까지도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 배우로 살며 쌓아온 명예와 모든 순간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때 뭐라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나봐.
기타사항
01. 성장 배경
로넨은 수도인 플로스와 카임의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마을 멜로스 출신이다. 로넨의 부모님은 그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포도로 포도주를 만들곤 했다. 만들어진 포도주는 마을의 가게나 플로스까지 판매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 포도주는 아는 이들만 찾아 마시는 정도라 막대한 부를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소탈한 가족이 생계를 이어가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로넨의 아버지는 이따금 플로스를 비롯해 다른 마을로 포도주를 팔기 위해 나설 때 마차에 로넨이 함께 오르도록 했다. 세상의 많은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함께 나서는 날이면 서점에서 책을 사 들고 돌아오곤 했는데 그 생활 자체가 로넨에겐 보석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실제로 작은 마을에서 로넨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기에 로넨은 동화책을 비롯, 많은 책들의 이야기를 보며 자신이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해왔다. 로넨은 책으로 많은 이들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를 통해 많은 풍경을 바라만 보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을 해낼 수 없음도 알았다. 성년이 되던 해, 로넨은 멜로스를 떠나 플로스로 홀로 떠났다. 극단의 배우가 되기 위함이었다. 많은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빠에게 성공해서 멜로스에 놀러오겠다는 말을 남겼으나 쉼없이 달려오느라 멜로스에 방문하지 못한지도 10년째다.
02. 극단 배우, 로넨!
당시의 로넨은 운이 좋았다. 연기에 재능이 있었고, 무턱대고 극단을 찾아간 이를 내쫓지 않고 어디 한번 보자고 말해준 극단주가 있었으니 말이다. 로넨의 소질을 알아본 극단주는 로넨에게 다른 배우들을 붙여 연기를 가르치고, 작은 역할부터 맡기기 시작했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로넨은 극단 배우 3년 차에 애틋한 사랑을 그려낸 연극 '하얀 들꽃의 이름'의 주인공, 에밀리를 연기하며 플로스의 첫사랑으로 불리는 등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이후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고, 그때마다 막대한 애정을 받아왔다. 천의 얼굴이라 불리기까지 하며 원하는 연기를 하며 살아왔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03. 마법
로넨에게 있어 마법이란 동화와 같은 이야기였다. 아주 어렸을 적, 할머니가 들려주었던 이야기. 그러니 동화와도 같아 평소엔 쉬이 떠올릴 수 없는 것. 로넨이 마법에 대해 떠올린 것은 3년 전, 악녀를 연기할 때뿐이었다. 그 악녀는 못된 심보로 주인공에게 많은 시련을 주었는데 그 행실이 꼭 마녀 같다고 하여 마녀라 곧잘 불렸던 탓이다.
로넨이 연습실에서 그렇게 뛰쳐나온 날 밤, 로넨은 꿈을 꾸었다. 무언가를 피해서 계속 달아나고, 달아나고, 또 달아나는 꿈을.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면 좀처럼 자신이 무엇에 쫓겨 달아났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 아니, 떠올리려 하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그 좋지 않은 꿈이니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탓이다. 로넨은 그 피로의 연장선이라고 치부할 정도로 이해하지 못할 광경을 목격하고는 했다. 분명 잘 올려두었던 대본이 있던 곳과는 다른 곳에 떨어져 있다거나, 거울을 볼 때 무언가를 본 것 같다거나, 그릇들이 흔들린다거나. 처음엔 피로를 탓하며 가벼이 여겼으나, 이러한 일들이 지속되자 그 현상들에 대해서 경계를 하고 있다. 혼자 거주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으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로.
04. 기타사항
- 자신을 응원해주는 이들이 써준 편지를 아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써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해 쉬게 되면 깜짝 선물로 답장을 해주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지금이야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들 역시 자신에게 실망을 하였을까 하여 배우 로넨 앞으로 온 편지에는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롭고도 수상쩍은 편지가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과거 자신에게 도착한 편지가 아닌 지금의 자신에게 온 것이기에 답장을 위해 펜을 들었다.
- 향긋한 꽃내음이 나는 꽃차를 좋아한다. 갓 구워낸 따뜻한 빵을 비롯한 디저트도 좋아하며, 먹는 것을 제법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관리를 위해 인내해왔다.
- 먹는 것을 인내하는 이유는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영 소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운동과 같은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은 난색을 표하며 기피하려 든다.
- 연령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우선 존댓말을 사용한다. 상대방이 편해졌다거나 요청이 있을 경우엔 편히 말을 놓곤 했지만.
능력치

Ronen
로넨
27세 · 여성 · 164cm · 마름
천의 얼굴, 플로스의 첫사랑, 소문의 중심에는 침묵만이 남았다.
지원 @comiss_m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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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 ◆◇◇◇◇ (1/5)
집중력 : ◆◆◆◆◇ (4/5)
지구력 : ◆◆◆◆◆ (5/5)
직감 : ◆◇◇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