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 돼요. 지금은 휴식 중이라…

숲속 그늘의 색, 풀 내음과 흙냄새. 옅은 피 냄새…
평균보다 큰 키, 어깨가 벌어지고 적당한 근육이 단단하게 자리 잡은 다부진 체형이다. 얼굴의 자잘한 생채기와 손의 굳은살을 보면 몸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허리춤의 사냥용 단도, 장갑에 사용된 독특한 가죽까지 본다면 그의 직업이 사냥꾼인 걸 쉽게 단정 지을 수 있을 테다. 어둡고 튀지 않는 색만 골라 입은 옷들은 그늘이 우거진 숲속에서 그를 찾지 못하게 한다. 그와 더불어 항상 쓰고 다니는 깊은 후드가 밝은 햇빛 아래에서도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드를 벗으면 가장 처음 드러나는 건 특징적인 검붉은색 머리칼이다. 평범한 이의 머리칼이었다면 짙은 나무껍질 색이라 말하겠으나, 사냥꾼의 머리칼이기에 사람들은 입을 모아 굳은 피의 색이라 이야기했다. 칼로 대충 자른듯 단정하지 않은 불길한 색의 머리카락이 어깨 근처에서 이리저리 뻗쳐있다. 뺨을 덮을 듯 길게 내려온 앞머리는 옆으로 적당히 넘겨 눈만 겨우 드러낸다. 뻗친 머리카락 아래 드러나는 건 밝은 은색의 눈으로, 검붉은 머리카락과 대비될 만큼 차가운 색이다. 날카롭게 세로로 긴 동공까지 그 안에 자리하여 좋은 인상을 자아내지는 못한다. 사람 한 둘 정도는 무표정하게 처리할 인상이라나…

Mita
미타
25세 · 여성, 호칭은 신경쓰지 않음. · 179cm · 다부진 체형
검붉은 사냥꾼 | 추억하는 자 | 단순무식

성격
[1 음침한 그 녀석 ] [2 단순무식한 바보 ] [3 알 수 없는 고집 ]
─그러니까, 그래. 미타는… 처음 봤을 때는 아무래도 좀 무서웠지.
─그래요. 말도 잘 안 하니까 오해하기 쉽다니까요.
미타, 그의 첫인상은 언제나 0점으로 매겨진다. 음침한 겉모습과 풍겨오는 흉흉한 피 냄새, 후드 아래로 언뜻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이 사냥꾼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다가가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그런 처지에 누가 묻지 않으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을 정도로 과묵하니, 오해 사기 참 좋은 사람이 아닌가. 도시로 들어올 때 정도는 피 냄새라도 지우고 내려오면 좋겠건만, 미처 지우지 못한 핏자국까지 합쳐져 사람 한 둘 어디 묻고 오는 것 같았다. 자신은 그런 평가를 아는지 모르는 지 멀뚱히 거래 품목을 내밀 뿐이다.
─하지만 그 녀석만큼 또 멍청… 아니, 성실한 사람이 또 없다고. 응?
하지만 그런 음침한 인상도 첫인상일 뿐. 몇 마디만 나눠보면 미타가 얼마나 단순무식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누군가가 그를 음침하다 비난하며 짐승 같다 비꼬더라도 그런것 같기도 하다며 진지하게 끄덕이거나, 그에게 불리한 계약조건을 대놓고 끼워놓아도 다음 달에 보자며 홀랑 계약서를 들고 가버리거나 했다.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은 그 단순함에 당황해서 오히려 사과하거나 돌아와서 계약서 좀 다시 읽고 가라고 애원하기까지 하니… 좋게 말해 단순한 것이지, 상상 이상으로 멍청한 사람이었다.
물론, 그는 떠도는 사냥꾼치고 잘 먹고 잘 사는 중이다. 왜,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던가. 몸이 좋으면 머리가 고생하지 않는다고… 가죽 가격 좀 몇 푼 덜 받으면 어떠한가. 다음에도 부탁한다며 인사하려고 슬쩍 쳐다보기만 해도 지레 겁을 먹고 사과하며 돈을 더 얹어주는데. 날카로운 인상도 한몫하겠지만, 사람 몸집만 한 양의 고기를 훌쩍 들어 그들 앞에 내려놓는 사람에게 허튼 생각은 못 할 것이다.
─아, 뭐. 그래. 그건 그렇지. 그 녀석이 조금 고집부리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어쩌겠어요. 자기가 싫다는데.
사냥꾼, 단순무식한 사람. 그리고 그 이상으로 알 수 있는 건 사람 곁에 정착하지 않는다는 점이겠다. 도시에 올 때에는 거래 날짜가 되었을 때뿐이며, 필요한 물품만 정비하여 다시 숲속으로 떠난다. 나뭇가지를 꺾어 모닥불을 피운 곳이 그의 집이고 흙바닥에 모포를 깔면 침대가 된다. 그와 가장 오래 거래해왔던 한 무기상이 그에게 함께 일을 하지 않겠냐 물었으나 돌아온 대답은 ‘싫어요.’라는 간결한 답뿐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대답이 평소보다 좀 더 힘 있는 어조였다나 뭐라나… 몇 달 뒤에 재차 물어봤을 때에는 답도 안 하고 고개를 숙이고 나갔더랬다. 사람들 사이로,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그 뒷모습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과 다름없었다.
상실
얼마 전, 어릴 적부터 쓰던 머리끈이 결국 끊어져 버렸다.
가는 가죽으로 되어 끝에 작은 하얀색 구슬이 두 개 달려있는 머리끈이었다. 그가 무기 손질을 할 때마다 드물게 짧은 머리를 정리해 단정히 묶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애용하던 것이었다. 그의 할아버지가 미타가 아주 어릴 적 생일 선물로 만들어 준 물건으로 받은 날부터 몸에서 한 시도 안 떼어놓고 다녔더랬다. 아끼던 것이라곤 해도 오래 쓰기도 했고, 손목에 항상 걸어두고 일을 했으니 끊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것으로 할아버지가 그에게 주었던 물건은 모조리 그 명을 다했다. 이제 그와 자신을 이어주는 건 희미한 기억들뿐이다.
기타사항
▶ ‘그 사냥꾼’을 이루는 큰 소문 세 가지.
하나,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제 몸집보다 큰 짐승을 들쳐매고 피 칠갑이 되어 수도에 발을 들였다.
둘, 단도 하나만 있다면 못 잡는 동물이 없고, 손질 못 하는 가죽이 없다.
셋, 그가 해주는 스튜가 그렇게 끝내줄 수가 없더라. 응? 정말이라니까요.
▶ 그리고, 미타.
미타, 어디서 따 왔는지 모를 이름과 불분명한 출신의 사람. 숲 속이라면 경계를 두지 않고 떠돌아다니며 정해진 날에 도시로 발을 들인다. 달에 많아야 한두 번 정도 그를 도심에서 볼 수 있으며 그마저도 하루 이틀 뿐이다. 주로 거래하는 곳은 가죽과 고기를 취급하는 곳. 가끔은 깊은 숲속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약초들을 캐다 주기도 한다. 아주 어릴 적부터 사냥 일을 했던지라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실력은 출중하다.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은 아니다. 수도 옆 큰 산을 하나 넘은 곳, 그 숲속에 작은 거처가 있으며 몇 달에 한 번씩은 꼭 들른다. 문을 잠가두고 나가지는 않는데, 워낙 외진 곳에 있어 사람이 왕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털어갈 것도 없을 정도로 휑하기도 하고.
▶ 스승님, 동료 사냥꾼, 할아버지.
그와 오래 거래해왔던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사실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타는 혼자 움직이지 않았다. 도시에 들어올 때에는 항상 그의 할아버지와 함께 물건을 팔러 왔었다. 둘이 어찌나 닮았는지 세월이 50년은 족히 차이 나면서도 얼굴을 빼다 박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할아버지는 미타에게 사냥을 하는 법, 가죽을 손질하는 법과 약초를 구분하는 법 등을 모두 가르쳐준 스승님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공유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할아버지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미타는 이제 혼자 움직인다.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 마법… …이라고 알긴 해?
음. 그거… 마녀랑, 마법이랑… 대충 기억나. 엄청 옛날 동화 아닌가?
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감상. 그러니 이상이 발생했더라도 눈치챈 게 없다.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불을 붙였더니 갑자기 불이 하늘 높이 솟아났으나 뭐… 잘 탄다 싶었고. 가게에 들러 음식값을 지불하기 위해 마법으로 돌아가는 금전 보관함에 동전을 넣었더니 동전이 우수수 폭발해버렸지만… 그냥 다시 주섬주섬 주워 담았다. 마녀? 마법, 동화! 그것도 동화를 읽고 자란 이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지. 책 표지가 될 가죽을 손질하며 자란 사냥꾼에게는 그냥 일진 좀 안 좋은 날이다. 그 정도로 치부할 일은 아니라지만.
꿈 이야기같이 일상적인 것을 이야기할 만큼 친한 사람이 없으니 그 내용은 본인밖에 모를 것이다. 하지만 자고 일어난 직후 몸이 찌뿌둥하며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걸 보니… …아, 나 감기 걸렸나. ─아이고, 미타! 미타… 미타야. 이 둔한 녀석아. 바보는 감기 안 걸린다 했거늘!
하여튼. 요즘 들어 몸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이상한 꿈도 그렇고, 어쩐지 숲속에도 이질적인 느낌이 감도는듯하다. 원인이 뭐든지 간에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제대로 일을 하지 않겠는가? 그게 마녀와 마법에서 비롯된 문제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
▶ …아무튼, 그 외의 몇 가지.
▷ 말을 고르는 솜씨가 영 서툴다. 특히 존댓말을 하면 어색한 게 두드러진다. 어려운 단어는 읽지도 못한다. 글씨 또한 엄청난 악필. 거의 그림에 가깝다. 아니, 그림으로 그리는 게 더 알기 쉬울 것이다.
▷ 기억력이 썩 좋지 못하다. 사람 얼굴 같은 건 잘 기억하지만 지난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건 도통 기억을 못 한다. 병은 아니다.
▷ 말 수도 적고 후드도 푹 눌러쓰고 다니는 탓에 성별을 가늠하기 어렵다. 호칭 같은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 터라 굳이 정정하지 않는다. 어이, 사냥꾼, 아가씨, 형님, 이 녀석, 그 새끼, 사냥개 자식… 오만가지 별 이상한 걸로 불려도 말이다. 좀 심각하다.
▷ 혼자 숲속에 살다 보니 ‘적당히 아무거나 넣고 끓인 음식’에 자신 있다. 재료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 단순한 성격답게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그다지 없다. 그 수상한 인상임에도 남몰래 숨겨둔 비밀도 없다. 가장 큰 고민은 어디로 가야 사냥감이 있을까 정도.
능력치
힘 : ◆◆◆◆◆ (5/5)
집중력 : ◇◇◇◇◇ (0/5)
지구력 : ◆◇◇◇◇ (1/5)
직감 : ◆◆◆ (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