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런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을 수 있겠어요? ”

Commission @munjii_cm
숱 많고 굵은 머리칼은 뻣뻣하기도 엄청 뻣뻣해서는 열심히 공을 들여도 얼마 되지 않아 삐죽삐죽 솟아올랐다. 조금만 길어도 고슴도치처럼 부풀어 오르는 탓에 어릴적부터 헤일로의 머리는 빡빡 깎이기 일쑤였지만 그때마다 모공이 자극을 받아서인지 삐죽거림은 더욱 심해졌다. 잠깐의 포기와 몇 달의 해탈 속에 결국 할머니의 혜안으로 사건은 종결. ‘안되겠다. 덮자.’
그리하여 온갖 멋들어진 모자의 향연 속에서, 헤일로는 제 이마부터 삐죽한 정수리까지 두건으로 감싸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나름대로 편하기도 했다. 땀이 나거나 손수건이 필요한 순간에 대처할 수도 있으니까. -기껏해야 뱃사공 정도나 있는 작은 마을에서 손수건 따위를 챙기고 다니는 남자애는 흔하지 않다.-
어쨌든, 색색깔의 두건으로 감싼 붉은 머리. 누굴 닮았는지 짙은 눈썹과 항시 좁혀든 미간이 그럭저럭 큰 편인 눈을 찌그러뜨려 성깔 있게 보이게 했건만 딱 거기까지였다. 또래 애들보다 작은 키나 수염의 기미조차 없는 보송한 턱이 소년의 나이를 애매하게 만들었으니 아무리 스스로 성질을 낸다고 해도 까칠한 헤지호그(고슴도치)라는 별명으로 밖에는 불리지 않는 이유다.
뱃일을 돕느라 그을린 피부는 건강해보이고 햇빛이 비치면 찡그리던 금안마저도 반짝였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도드라졌지만 보통은 삐죽대는 입술 안에 감춰져 있다.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사이마다 생채기가 많지만 손톱은 단정하고 옷차림도 깨끗하다. 가업이 가업인지라 기본적으로 깔끔을 떨었다.
성격
[1 계획적 ] [2 외골수 ] [3 까칠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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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도우면서 익혀진건지 천성인건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계획적인 편이다. 어떤 일을 할 때에도 꼭 단계를 정해두고 한다. 빵을 구울 때 중력분과 강력분을 헷갈리면 안 되는 것처럼. 반드시 반죽이 부푸는 걸 기다린 이후에 구워야 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차례대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획에 맞지 않거나 틀어지는 상황이 생기면 약간... 날카로워질 수 있다. 경험이 적어서 기껏 세운 계획도 좀 서툰 게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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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정하면 하나만 바라본다. 정확히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시도하지 못하고 눈앞의 상황만 주시할 정도로 시야가 좁다. 생각할 것이 많아지면 머리가 꼬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면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하여 순서대로 처리하는 편이다. 고집이 세기도 해서, 그룹 활동 중에 결정한 것을 바꾸려면 충분히 이해가 가도록 설득하고 조정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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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다다라서인지 감정이 널을 뛰고 본인도 조절하지 못하여 더 까칠한 편이다. 하지만 성격이 나쁘진 않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라도 사과를 하는 편. (본인도 이런 자신이 어지간히 싫은 모양) 계획 세운 게 틀어진다거나 외골수처럼 바라보던 게 잘못된 걸 알게 되면 일단 까칠하게 부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긍하고 약간 시무룩해진다. 그럴 땐 감정을 속으로 삭히는 걸 보면 의외로 내향적인 듯 하다.
상실
동경하던 이야기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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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로도 못 쓸 큰 배. 낚싯배로 쓰기엔 너무 무거운 배. 유달리 큰 돛은 호수에 어울리지 않았고 닻은 너무 무거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가 만들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 뱃전을 만져보면 아직도 미약하게 짠맛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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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물이 닿지 않는 곳. 돌로 만든 제방 위에 그 배가 있었다. 크고 낡은 배. 너무 무거워서 낚싯배로 쓸 수도 없는, 이미 뭍에 올라와 방치된 이름조차 문드러진 할머니의 바닷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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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단순한 관광상품 정도로 생각하여 방치했지만 소년은 달랐다. 그는 저 배와 함께 바다로 나아가고 싶었다. 동화 속 이야기를 끝맺고 싶었다. 다른 어떤 배도 아니라, 반드시 저 배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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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버린 동화책에선 그들이 타고 온 배의 이야기가 없다. 주인공들은 사라졌는데 그들과 함께하던 바닷배만 어울리지 않는 호숫가에 홀로 남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왜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않을까. 네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닌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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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니, 동화책을 뒷장부터 펼쳐보자. 호수에서 시작하여 강을 따라 바다로 향할 수 있도록. 한 페이지씩 거꾸로 읽어 장면을 재현하다 보면 마지막은 절벽 너머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사라지고 홀로 남아 삭아가는 바닷배에게도 온전한 마지막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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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그리고 열망 같은 것. 일생동안 들어온 동화가 제 손에 의해, 제 눈앞에서, 자신이 직접 마무리 짓는 순간의 벅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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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날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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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말로 지리한 어린 시절의 동화를 추억으로 남길 수 있으리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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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날, 호수에서 거대한 파도가 나타나 배를 덮쳤다. 닻이 끊어질 만큼 강한 파도가,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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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넛마을의 피터가 말했다. 강을 따라 흐르는 배를 보았다고. 뱃전에 누구도 없이, 얕은 강바닥을 긁지도 않고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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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나의 동화. 나의 배는 그렇게, 저 바다 너머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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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그들처럼, 이 고요한 호수에 나만을 홀로 남겨 두고서.
기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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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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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플로스와 카임의 사이, 거대한 호수 근처 장원에서 꽤 건실한 빵집 ‘햇살의 아침’의 둘째 아들. 금슬 좋은 부부와 인자한 할머니와 사이좋은 형제들이 있어 크게 부족함 없이 자랐다. 성인이 되기까지 반년도 채 남지 않았으나 아직까지 소년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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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유독 잘 울고 입 짧고 깐깐하던 아이라서 걱정을 많이 샀다. 그럼에도 옛날이야기는 어찌 그리 좋아하던지. 울다가도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바닷배를 타고 모험을 하던 이야기는 눈을 반짝거리며 들었더랬다. 다른 어떤 모험 이야기도 그보단 재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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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않을까? 눈앞에 바로 그 증거가 있잖아! 이렇게 큰 배가 어떻게 강을 거슬러 올라올 수 있겠어? 마법이 아니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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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헤일로는 딱히 마법에 신경 쓰는 편이 아니었다. 마법 도구도 많고 마녀도 있다지만 그거야말로 옛날이야기가 아닌가. 실상 믿고 있지만 대놓고 믿는다고 큰소리치진 않는 것에 가까웠다. 이 나이 되어서 마법을 믿는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건 좀... 부끄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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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그보다는 다른 것에 주목했다. 뭍에 올라와버린 배를 다시 물 위에 띄울 수 있는 방법을. 그 옛날이야기처럼 강을 타고 내려가 바다로 되돌려보낼 방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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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나 모험을 원하진 않았다. (애초에 소년에게 타지로의 여행은 성격에도 안 맞았다.) 헤일로가 원하던 건 단 하나였다. 옛날 이야기처럼 강을 타고 내려가, 바다 위 뱃전에서 조용히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뭍에서 쓸쓸히 말라가는 바닷배를 제가 직접 바다로 되돌려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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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는 나룻배와 고기잡이배가 많다. 소년은 일손을 도우며 틈틈이 계획을 세워 조타하는 법을 배웠다. 강의 물살을 따라 흐르는 법. 돛을 올리는 법. 닻을 내리는 법. 얕은 강바닥에 부딪히면 어디부터 깨지는 지, 배에 상처가 난다면 어떻게 보수해야 하는지.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그야말로 지독한 계획성과 외골수의 성격이 결합 된 뚝심 있는 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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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그것도.... 정작 배가 혼자서 잘! 호수를 탈출한 이후에는 필요 없는 짓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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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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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네가 기다리던 그 곳에 다시 가도, 이제 너 없는 나만 남아... 수도에서부터 유행이라는 애절한 가사가 절절히 떠오르는 그 기분. 거대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흔적만 남은 곳엔 이참에 잘됐다며 마을사람들이 쌓아놓은 판자만 듬성듬성 있었다. 아모도 날 이해모태... 헤일로의 수심만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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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간간이, 헤일로는 파도치는 호수를 발견했다. (이게 말이 되나?) 말이 안 되는데 진짜로 눈에 보이도록 파도가 치니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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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은 또 있었다. 헤일로가 배를 타면, 그 배는 무슨 짓을 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노를 젓든 바람이 불든 이론상으론 물살을 거스르니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상하도록 제자리걸음이었다. 헤일로가 내리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튀어 나가는 나룻배를 보아하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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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말해도 못 믿을 것이라 헤일로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본인에게 생긴 이상한 일들보다는 저를 두고 가버린 바닷배가 더 그리워 울적할 시간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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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다, 닻을 내린 것처럼 흔들림 없는 뱃전에 누워 오색빛 찬란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꿈을 다섯 번째 꾸고 나서야 헤일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디서인진 모르겠지만 지독한 저주에 걸린 게 틀림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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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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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에게 헤일로의 별명은 까칠한 고슴도치다. 고슴아! 도치야! 혹은 헤지호그! 무얼로 부르든 성을 내지만 그리 위협적이진 않은 탓에 다들 껄껄거리며 놀려먹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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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하고 고집이 세지만 은근히 손재주가 좋아 여기저기 불려 다닌다. 입으로는 툴툴거려도 도와달라고 하면 잘 도와줘서 어느 정도 안면을 트고 나서는 말투엔 잘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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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사라진 이후 울적해 하는 헤일로를 보고 성인식이 되기 전에 기분을 풀어주리라 가족을 필두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은밀하게 숙덕거렸다. 바닷배가 있던 자리에 늘어나는 판자는 다 새로운 배를 만들기 위해 모아두는 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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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헤일로의 배 취향을 알아보기 위해 은밀히 진행되던 계획은 최근에 난항을 겪었다. 아니 왜 저녀석이 타면 배가 나아가질 못해. 다양한 배를 태워서 자연스레 헤일로의 취향인 디자인과 성능을 찾으려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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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도 심란하다. 뽈뽈거리며 돌아다니던 빨간 고슴도치가 요즘은 집안에 콕 쳐박혀 시키는 것도 군말 없이 해주고 있어서. 우냐? 우는 거 아니지? 이놈아 울지마라, 네가 직접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면 되는거지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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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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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 기본적인 요리와 베이킹. 매뉴얼이 확실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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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 변덕스러운 것.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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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누가 동화를 믿, (크흠) 어요?? 나 그런 거 안 믿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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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힘 : ◆◆◇◇◇ (2/5)
집중력 : ◆◆◆◆◆ (5/5)
지구력 : ◆◆◆◇◇ (3/5)
직감 : ◆◇◇ (1/3)

Halo
헤일로
15세 · 남성 · 158cm · 평균보다 조금 마름
동화를 믿는 현실주의자, 배 없는 뱃사람
사춘기 늦은 꼬맹이, 서투른 고슴도치
‘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는 정말 대단한 바다사람이었지... 하지만 조난 당한 남편을 구하신 뒤에는 함께 강을 거슬러 이 호수에 정착하셨단다. 이걸 사랑의 마법이라 봐야 할 진 모르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잘된 일이지.’
만약 그 동화가 사실이라면요? 이 배가 정말 바다를 노니던 배라면요? 이 넓은 호수도 좁게만 느껴지는데, 강을 따라 내려간다면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물론 다 옛날 이야기란다. 어떻게 배가 강을 거슬러 올라올 수 있겠니?’
올라올 수 있었다면 내려갈 수도 있겠죠. 고향이 그립지 않을까요? 바다는 호수보다 넓어서 끝이 어딘지도 모른다면서요.
‘우리의 고향은 여기잖니. 참, 너는 옛날부터 그런 마법 같은 이야기만 좋아하는구나. 반죽이나 마저 하렴.’
바다의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요? 할머니는 어떤 모험을 했을까요? 너무 궁금하지 않아요? 생각해보세요, 이 배는 어쩌면 마법이....
‘헤일로. 그만하거라. 그 이야기는 동화에 불과해.’
‘육지에 올라와 버린 배는 되돌아갈 수 없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