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힉.. .. .. ”

길게 뻗은 갈색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게 보일만큼 숱이 많다. 잔뿌리를 내린 것 처럼 앞머리는 하얀 분입힌듯한 초록 눈을 아슬하게 가리고있고, 옆으로 길게 내려오는 뭉퉁한 덩어리 같은 머리칼은 토끼귀나 뭉쳐있는 뿌리같기도 하다. 뒷머리는 말끔하게 둥글게 갈무리해 페도라 안으로 밀어넣었다. 모자는 거의 뒷통수에 늘어지듯 붙어있어 떨어지지 않기위해 끈을 둘러 턱까지 내려 동여매었다. 때문에 꼭 여름 보닛처럼 보이곤한다. 늘 긴장한듯 움츠린 어깨, 볼품없이 달라붙은 네이비색의 원피스는 단추가 많고 구김이 없다. 가슴팍에 단정한 브로치와 리본이 있는것 외엔 큰 꾸밈조차 보이지 않는다. 신발은 먼지가 묻지 않은 단화지만 조촐하기까지하다.

Echo Oros
에코 오로스
22세 · 여성 · 145cm · 40kg
겁많은 토끼, 반복하는 쳇바퀴, 용기잃은 사자
성격
[1 심약한 ] [2 규칙 혹은 반복적 ] [3 수동적]
체력없음, 긴장과다, 용기부족. 네글자만으로도 그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무궁무진하게 나온다. 태어나기부터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살아온 환경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녀는 심약한 인간이다. 쉬운 일에도 금방 긴장하고, 주변에 급작스러운 변화에 굳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기껏 했던 일들에도 툭하면 자책하고는 한다. 타인을 동경하고 희망을 품는 주제에, 자신이 따라하기는 힘도 체력도 없어 늘 볼썽사나운 결과를 만드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새로운 들판에 던져진 겁많은 토끼처럼 군다. 모든 일도 두세번씩 검토해야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은 없는데, 겁은 많아서 조금만 잘못될 것 같으면 기절할 것 같은 마음의 심약함과 싸워야 할 정도니까.
그런 그녀가 그대로 굳어진채 살았다면 그 누구도 이 아가씨를 하나의 어엇한 인간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그 심약한 성정으로도 하나를 기억하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공포감 속에서도 포기하는 법을 모르고, 대화하기를 그만두지 않으며, 긴장감 속에서 부서지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규칙적인 삶을 데굴데굴 굴리지 못했다면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연민하지 않고 타인을 위하며 배우려 하는 습성이야말로, 용기를 잃고 소심한 운명속에서 유일하게 싹틔운 희망이 아닐 수 없을것이다. 힘겨워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모순된 성격을 가진 것이다.
상실
[진심을 말하는 용기의 상실]
그래, 타인을 위하는 삶도 좋지. 규칙적으로 살아가며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를 겁내하다가도 도와줘서 친해진 것도 좋고. 자연스럽게 그 속에서 호감을 배운것도 좋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 전에 꺾는 법을 먼저 배워버리고 만 것은 어떠할지.
그녀에겐 어릴적에 친해진 소꿉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좋아하게 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게 문제였을까, 진심을 전하면 친구라는-겨우 만든 이 쳇바퀴가 무너질게 겁났던것이 문제였던걸까? 진심을 전하려고 맘먹기 시작한 때, 고민을 상담해온 소꿉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만다.
그건 옆마을의 다른 아가씨와 결혼하는 친구의 이야기. 채 피어날 기회조차 갖지못하고 부끄러운 친구의 목소리로 석둑 잘린 무른 잎과 같은 마음. 가장 크게 굴려온 쳇바퀴, 그 진심을 입에 담기전에 꺾어 씹어 삼켜야하던 순간. 단 한 번의 진심이, 가장 큰 진심이 전해질 수 없이 무르게 되버린 그 순간.
그녀는 진심을 입술에 담는 법을 잃어버린다.
결코 목소리엔 그 진심이 담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곧 입술을 달싹이는 법을 잊었다.
기타사항
수도 플로스 태생. 유복한 가정속에서 심약한 외동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릴적부터 체력이 약하고 잔병치례도 잦아 집에서 요양하던 시간이 대부분일 정도입니다. 덕분에 여행은 커녕 나들이도 태어난 마을만 돌아다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기적을 신께서 부르신건지. 지금은 말라깽이긴해도 무사히 자랐죠.
그런 가족사 덕분인지, 집에서 노는 것에는 도가 텄습니다. 또 대부분의 시간을 대화보다 책을 탐독하고 쓰는것에 집중하며 지내서, 글을 쓰고 읽는건 잘하는 몇 안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속독과 속필이 특기입니다. 또, 이런 책에는 당연스럽게도 신비로운 마녀에 관한 이야기들도 있었구요. 자신은 해내지 못하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 전부지만!) 일을 기적처럼 행하는 이야기들은 어린 날 그녀에게 유일한 도피처와 같았습니다. 자신이 마녀가 되는 상상을 몇 번 했거든요.
사실 손으로 하는건 대부분 잘합니다. 뜨개질, 수선, 바느질, 십자수, 필기, 그림 등등.. 이것또한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 대신 활동적인건 정말 쥐약입니다. 한 골목만 달려도 심장이 튀어나올것같이 힘겨워하는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실의 날 이후로 그녀는 입으로 대화하지 않습니다. 대신 몸짓과 입술만 움직이거나 필기로 대화를 대신하고 있어요. 목소리를 잃은건 아니라서, 늘 접근하면 놀라서 힉, 히익, 흡, 햑, 하는 새된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만의 규칙을 지키는 생활을 합니다.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어딘가에선 자신의 규칙을 지키고 있어요. 이를테면 길을 갈땐 늘 선을 피한다던가, 밥먹을땐 몰래 조금 빵을 떼어서 밖에 던져준다던가 하는 자신만의 규칙이죠.
타인과의 교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겁이 많고 시야가 좁을 뿐이죠. 혼자 있을땐 주위에 신경을 못쓰고 한가지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기도 하구요. 그녀는 하나에 몰두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엉킨 실타래 풀기 같은거요.
그녀의 옷은 늘 단추가 잔뜩 달려있습니다. 혹은 끈이거나요.
능력치
힘 : ◇◇◇◇◇ (0/5)
집중력 : ◆◆◆◆◆ (5/5)
지구력 : ◆◆◆◇◇ (3/5)
직감 : ◆◆◇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