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피하지 않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

밀색의 머리카락 사이에 간혹 보이는 희끗한 머리카락은 새치입니다. 가지런하게 관리되었지만, 허리 언저리에서 흔들리는 머리카락 끝자락만은 부스스한 것이 불에 그을린 듯 까맣게 물들어 있습니다. 머리카락 아래로 언뜻 보이는 눈은 금색에 푸른색이 뒤섞인 눈동자였죠. 단정하게 뻗은 눈매는 수수하지만 날카로웠고, 시선은 언제나 관조적이고 담담한 분위기를 담아냅니다
신체 자체는 꽤 깡말랐지만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균형 잡힌 체형. 잡다한 일을 하면 생기는 잔근육 위주로 발달했습니다. 손바닥이 특히 거친 편인데, 집안일을 하다 보면 생기는 생채기에 더해 검을 자주 잡는 사람 특유의 굳은살이 박혀 있어 그렇습니다. 평소에는 가볍고 평범한 차림새를 하고, 그 위에 모자가 달린 망토 하나만 덜렁 겹쳐 입고 다닙니다.
그렇게 평범한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도 꽤 눈에 띄는 구석은 하나 정도 있었지요. 바로, 세공되지도 않은 작고 볼품없는 원석을 끈에 동여매 목걸이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다듬으면 훌륭한 푸른색 보석이 될 것이기에 그 가치만은 인정하겠지만, 아무런 가공도 되지 않은 날 것의 상태로 있기에 그의 모습에서 흠집 같은 여운을 남깁니다.
성격
[1 믿음직한] [2 대담한] [3 배려 정신]
침착한
잘 웃지 않아 겉보기에는 무심하고 싸늘해 보이는 인상입니다. 말도 없고 조용한 편이라 첫인상에는 차가운 성격이라고 오해당하곤 하지요. 하지만, 아나이스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그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사교성이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묵묵한 성격이 붙임성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몇 번 대화하고 나면 아나이스가 그저 과하게 진중한 성격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아나이스의 과묵함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 그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나이스가 믿음직한 이유는 그가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는 작은 약속이더라도 한 번 입 밖에 내면 꼭 지키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최선을 다해 성과를 냅니다. 물론 그도 실수는 합니다, 인간이니까요. 그럴 때는 솔직하게 사과하고 뒷처리를 모두 도맡아 하니, 많은 사람들이 아나이스를 믿음직하게 여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대담한
아나이스의 삶의 방식은 ‘회피하지 않는 것’ 입니다. 실제로 아나이스는 대체로 그래왔습니다. 무인 특유의 그것인지,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한 번 마음먹으면 앞만 보고 전진하며 다소 막무가내 기질까지 보입니다. 겁내는 일도 거의 없으며 담력이 좋아 가끔은 든든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아무리 무리라고 생각되는 일도 스스로 도전해보기 전에는 섣부르게 단정짓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무리인 것 같아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질러 버린다는 점입니다. 이걸 무모하다고 해야 할 것인지 신중하다고 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면, 그건 아나이스가 둘 다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차분하고 신중하게 무모한 일을 저지르는 것은 아나이스의 특기 아닌 특기니까요.
그래도 뭐, 나아가면 새로운 것을 얻는 것도 있겠죠? 아나이스의 행동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는 편이니-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단점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배려 정신
아나이스는 누군가를 돌보거나 챙기는 것에 매우 익숙하고 능숙합니다. 하는 것을 보니 본인이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타인을 챙겨주고 있는 모양이네요. 다른 사람이 부탁하는 일들도 해줄 수 있다면 대부분 수락하는 편입니다. 이런 성격은 나쁘게 말하면 사기당하기 쉽다고 할 수 있지만, 좋게 말하자면 올곧고 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나이스는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일 줄 알고, 타인에게 베풀줄 아는 이타적인 성격을 가졌으니까요.
그의 행동에는 작은 것 하나에도 습관처럼 벤 깊은 배려심이 묻어나옵니다. 인간은 본디 이기적인 존재라고 하는 것처럼, 아나이스처럼 이렇게 배려 정신이 뼛속까지 깊게 스며들어 있는 사람은 아마 보기 드물 것이죠. 그가 이런 성격을 갖게 된 것은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쌍둥이 누이 때문입니다. 아나이스의 쌍둥이 누나 루이스는 몸이 약한 편이었기에 생활하다가 다양한 부분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했고, 아나이스는 그를 최선을 다해 돌보았습니다. 그런 시절이 거의 10년이 넘어가자, 지금은 곁에 루이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려’는 그에게 원래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붙어 버린 것입니다.
과묵하고 조용하지만 누구보다 다정한 아나이스. 그 탓에 아나이스의 곁에는 어린 아이들이 꽤 모이는 편입니다. 아나이스 또한 또래 젊은이들보다 본인보다 어린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편해 보입니다.
상실
노래의 상실
비가 오던 날에도 눈이 오던 날에도 매일같이 노래를 연습했던 아나이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노래를 영영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 ‘갑자기’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원래 아나이스는 노래를 직업으로 삼으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까, 갑자기 열정적으로 노래 연습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건 언제든 그만두어도 좋을 것이지 않나요. 아나이스는 그날따라 참을 수 없는 깊은 피로를 느꼈고, 곧 노래를 영영 부르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아나이스는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니 가능 불가능을 따지자면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부르던 ‘노래’는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기타사항
사랑했던 가족
루브로 근처에 있는 북부의 작은 시골 마을, 아나이스의 가족은 그곳에서 일생을 보내다 전부 일찌감치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자신과 쌍둥이 누이를 출산한 후 몸이 약해져 일찍, 아버지는 5년 전 사고로, 쌍둥이 누나 루이스는 3년 전 병으로 그렇게 되었죠.
그러나 아나이스에게 가족이란 나쁜 기억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아버지 또한 쌍둥이 남매를 정성껏 키웠고, 두 아이는 서로를 아끼며 건강하게 자라났으니까요. 아나이스는 자신의 가족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미래를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던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은 결국 아나이스에게 모르는 새 깊은 흔적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를 사고로 잃게 되었을 때는 물론 너무 슬펐지만, 아나이스와 루이스는 서로를 지탱하고 다독이며 견뎌냈지요. 그러나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루이스마저 곧 병상에 누웠고, 아나이스는 루이스를 간호하는 데에 전념했지만… 결국 루이스가 세상을 떠나버렸을 때, 아나이스는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는 혼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나이스는 3년동안 혼자서도 열심히 살아왔지만 견디지 못해 ‘자신’을 구성하는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고, 그렇게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더는 부르지 않는 노래
아나이스의 쌍둥이 누이 루이스는 노래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들으면 열이면 열 감동받을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죠. 아나이스는 루이스의 노래에 어딘가 마력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는 했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공명시키는 목소리는 들을 때마다 아나이스의 세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동시에, 루이스는 아나이스의 노래 스승이었습니다. 몸이 약했던 루이스는 밖에 자주 나가지 못했고, 자연스레 곁을 지키는 아나이스와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 시간이 너무 따분하고 아깝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루이스는 아나이스에게 10년 가량 장난 아닌 장난으로 노래를 가르쳤습니다.
루이스가 죽은 후에도 아나이스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자신이 죽은 후에도 아나이스가 노래를 사랑하기를 원했던 루이스 때문이지요. 오히려 이전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그런 모습에 아나이스를 알던 같은 마을의 사람들은 그가 죽은 쌍둥이 누이의 유지를 이어 가수라도 되려나 보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나이스는 노래와 관련한 이야기는 희미한 웃음으로 얼버무릴 뿐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고, 그동안 그의 본심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나이스가 3년간 필사적일 정도로 부르던 노래를 그만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당연하지만 아나이스는 그 이유도 제대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둘러대듯 설명하고, 그건 그냥 취미였다며 웃었죠. 그냥 그렇게,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끝이 나버렸습니다. 이후로도 아나이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살았습니다. 평소랑 똑같은 삶이 계속되었습니다… 그의 일상에 언제나 존재했던 ‘노래’ 만이 사라진 채로 말이에요.
아버지가 남긴 검술
아나이스의 아버지는 검술 선생이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을 모아 놓고서 목검을 들려준 후 검술을 빙자한 놀이를 하던 사람이었죠. 아나이스도 루이스도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그 수업에 참여하며 검술을 배웠습니다. 놀이 검술에도 진지하게 임하던 아나이스와 루이스를 눈여겨 본 아버지는 둘에게 제대로 된 검술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다 몸이 약해진 루이스가 검술을 그만두게 되었고, 결국 아버지의 검술을 온전히 전수받은 건 아나이스만이 되었습니다. 검술은 아나이스의 적성에 잘 맞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대부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뭐, 얀티스 왕국은 평화로운 장소이기 때문에 검술을 배웠다 해도 이를 사람을 해하는 데에 쓸 일은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아나이스가 살던 마을은 정말, 과할 정도로 평화로워서 검술은 어디까지나 호신과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 정도로 취급되었습니다. 아나이스도 그 이상으로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만… 나름 제대로 배운 실력이니만큼, 생계 수단으로 써먹기 딱 좋았습니다. 아나이스도 아버지와 비슷하게 검술 선생 노릇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어린아이들에게 검술을 가르쳤고, 가끔 마을 어르신들의 요청을 받아 검을 사용해서 하는 잡일들에 불려나가 일하곤 했습니다. 사실 아나이스가 손에 드는 건 검이 아니라 나무를 베기 위한 도끼일 때가 더 많긴 했지만요.
그래도 아나이스는 가족이자 자신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겨준 검술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남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있어 이건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검술이 아닙니다. ‘내 가족’만의 검술인 겁니다. 그래서 평소엔 전혀 쓸 곳이 없는 검술이지만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연습하고 있다고 합니다.
계시 이후 겪은 마법적 현상
아나이스는 밤마다 창문 너머 숲에서 누이의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환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기억 속의 노래와 똑같았습니다. 아나이스의 귀는 그걸 잘못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력이 담긴 것 같은 목소리, 루이스의 목소리, 정말이지,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그건 마법이라고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요.
다만 힘들었던 점은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듣고 싶지 않았다는 것 뿐입니다. 마녀의 뒤를 따라 나선다면 더는 듣지 않을 수 있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아나이스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나이스
이름은 아나이스Anais이며 애칭은 앤, 이스. 그 외도 뭐든 괜찮다면서 어떻게 부르든 개의치 않아하는 편. 다만 아나이스는 북부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라 쭉 그곳에서만 컸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과는 대부분 구면, 따라서 애칭으로 편하게 불리는 쪽이 더 익숙하다고 합니다. 아나이스에게 검술을 배우는 동네 꼬맹이들은 보통 ‘앤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생일은 11월 7일로 탄생화는 메리골드. 매년 생일을 꼬박꼬박 챙기는데, 이 날은 아나이스의 생일 뿐만이 아니라 루이스의 생일이기 때문이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근 3년 동안은 자신의 탄생을 축복하기 위해서보다는 루이스를 추모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는데, 대체로 정중하게 느껴지기는 하나 어딘가 거친 부분도 존재하는 말투입니다. 무례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당황했을 때 튀어나오는 가벼운 욕설이라거나, 감정적으로 격해졌을 때 흐트러지는 말투가 생각보다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나이스의 아버지가 굉장히 걸걸한 말투를 가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아나이스는 루이스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루이스와 비슷한 분위기로 언행을 구사하지만, 역시 아버지에게 배운 것도 꽤 있다는 모양입니다.
마을 내에서의 평판은 꽤 좋고 평범합니다. 조용하게 할 일을 깔끔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주가 되며, 아나이스를 과거부터 오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가족을 전부 잃고 혼자가 된 아나이스를 살짝 안타깝게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본인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무뚝뚝해서 살짝 재미없다’ 정도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뭐, 젊은이들끼리 왁자하게 노는 자리에 거의 끼지 않으며 껴도 조용하기만 하니 당연한 소리긴 합니다.
집안일을 굉장히 깔끔하고 능숙하게 해냅니다. 청소도 구석까지 세심하게 잘 하는 편이고, 사소한 것들도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며, 요리에도 능숙하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일을 맡아 해서 그런지 손길에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 특유의 노하우가 돋보입니다. 어째서 그랬냐 하면, 막무가내로 활달한 성격의 누이와 걸걸하고 세심하지 못한 아버지를 대신해 스스로 자진해서 해오곤 했다고 대답합니다. 깔끔하지 못한 것을 영 참지 못하는 건 아나이스의 천성인가 봅니다.
취미는 독서입니다. 종류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으며, 다양한 설화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검술을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일상의 사소한 즐거움입니다.
목에 메고 다니는 목걸이는 루이스의 유품입니다. 볼품없는 모습을 한 원석이지만 따로 세공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는 이유는 가족의 유품을 훼손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능력치

Anais
아나이스
20세 · 남성 · 187cm · 75kg
노래, 검술, 가족
힘 : ◆◆◆◆◆ (5/5)
집중력 : ◇◇◇◇◇ (0/5)
지구력 : ◆◆◆◆◆ (5/5)
직감 : ◆◇◇ (1/3)
















